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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송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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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옛날물건 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18-04-1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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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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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년도 : 1938 

출생지 : 전북 


절제와 금욕을 바탕으로 한 자연에의 귀의


주지하듯이 수묵은 극히 전통적인 재료이다. 지난 시대의 산물이다. 더욱이 서구적 조형관이 범람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이러한 점은 더욱 두드러지는 바이다. 현대적이고 첨단 지향적인 오늘에 있어서 수묵은 그야말로 고루한 보수적 표현 양식임에 틀림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묵은 여전히 한국화의 한 전형으로 버젓이 자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지난 시대의 고루한 심미를 대표하는 낡은 형식의 수묵이 오늘에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 시대의 산물인 수묵이 오늘에 있어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또 만약 오늘에 있어서도 수묵이 자리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더불어 이러한 수묵의 영속성, 혹은 생명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이는 실로 흥미로울 뿐 아니라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수묵은 대단히 정신적인 재료이다. 현상계의 온갖 현란한 색채를 배제하고 오로지 흑과 백 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하고 명료한 화면 구조를 가지는 수묵은 그 표현에 있어서부터 사변적인 것이다. 흔히 그려진 검은 부분은 실(實)이라 하고 남아 있는 여백은 허(虛)라 표현한다. 동양적인 우주관에 있어서 실은 양(陽)이며, 허는 음(陰)이다. 우주는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어진 것으로 만물은 모두 이 두 가지의 조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수묵이 가지는 간명한 표현 형식은 바로 이러한 원리에 다름 아닌 것이다. 더불어 음과 양이라는 두 가지는 모두 하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도(道), 또는 기(氣)라 표현한다. 도, 또는 기를 색으로 설명하자면 이는 마치 동녘에 해가 뜨기 직전과 같은, 또는 서산에 해가 막 내려 앉은 어슴푸레함이다. 이를 현(玄)이라 풀이한다. 이러한 상태에서의 사물은 색이나 명암과 같은 가변적인 것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원초적인 형태로 파악될 뿐이다.

색과 명암이 배제된 원초적인 것, 본래적인 것, 근본적인 것, 그것이 바로 수묵의 색이다. 수묵을 이른바 현, 유현(幽玄) 등으로 형용함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즉 수묵은 동양적인 우주관에서 본다면 바로 태초의 색인 것이다. 동양적 우주관과의 연계는 수묵을 단순한 재료적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격상시켰으며, 이른바 형식이자 내용으로서의 수묵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동양의 우주관은 근본적으로 천인합일(天人合一)이다. 인간과 자연이 같은 가치와 의미를 가지며 하나의 질서 속에서 공존하는 것이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 혹은 인간을 위한 희생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서구적 문명관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수묵이 바탕으로 삼고 있는 우주관, 자연관은 바로 이에 다름 아니다. 전통 시대의 수묵은 농경을 바탕으로 한 소박한 자연주의의 산물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격한 서구화, 산업화를 진행시키고 있는 오늘에 있어서 과거 농경 문화의 자연주의는 이미 그 의미를 많이 상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양의 전통적인 자연관, 우주관에 나타나고 있는 천인합일의 정신은 오늘에 이르러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명의 발달에 따른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연의 한 구성원이며, 이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극히 간단하면서 엄정한 진리를 우리는 오늘에 새삼 깨닫고 있는 것이다.

오늘에 있어서 수묵이 존재할 수 있는 당위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전통적인 표현이 아닌 하나의 정신으로서,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한 능동적인 대안으로서 작용할 수 있는 형이상학적 내용으로서 수묵은 오늘을 호흡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것이 바로수묵이 가지는 생명력인 것이다. 만약수묵이 단순한 재료로서, 또는 말단적인 기법으로 존재했다면 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남천은 일관되게 수묵을 고집하는 작가이다. 그것도 절충적인 것이 아닌 원칙적인 수묵이다.

마치 신앙과도 같이 수묵이라는 한 길을 가고 있는 작가의 작업 여정은 앞서 거론한 오늘의 수묵이 갖는 당위성과 연계되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남천의 수묵은 몇 차례의 양식적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모필과 한지, 그리고 먹이 가지는 물성의 심미에 탐닉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무작위적인 유희의 양태로 표출되고 있다. 다양한 필선들로 이루어지는 작가의 화면은 일정한 질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기 보다는 원초적인 운필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이른바 조형이라는 거추장스러움은 물론 수묵이라는 형식 자체도 작가의 작업에 있어서는 그다지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듯하다. 단지 원초적인 리듬에 따라 숨을 들이 쉬고 내뱉듯이 펼쳐지는 작가의 운필은 무작위적인 유희적 본능으로 가득한 것이다.

이제 작가의 작업은 다시 한번 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러한 유희적 본능에 의한 무작위적인 표현에서 더 더욱 절제와 금욕적 표현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심미에로의 경도이다.

여백을 십분 강조하고 먹의 번짐을 강조한 점은 이전의 작업들과 비교하여 볼 때 가장 두드러진 현상적 변화라 할 것이다. 작가는 화면을 그려 메워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비워 가기를 시도하고 있는 듯 하다. 비울수록 충만하고 없을수록 풍요로운 수묵의 심미를 구사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관건은 바로 물에 있다. 번지고 스며듦은 한지가 가지는 기본적인 성질이다. 이는 물의 작용이다. 사실 수묵에 있어서 모필, 한지, 먹 등이 가지는 특성들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물성들을 조화롭게 작용케 하는 것은 바로 물의 작용이다. 옛 화론에도 수묵은 필법(筆法)에 묵법(墨法)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수법(水法)으로 완성된다고 하였던 것이다. 먹이 번지고 스며듦은 일차적으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나 일단 작가의 손을 떠나면 이는 작위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

원래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번지고 스며드는 물의 작용은 바로 자연 그대로이다. 작가는 물의 작용을 극대화시킴으로 하여 화면에 있어서의 작가의 작위적인 기능을 대폭 제한하고 있다.

물의 특성대로, 또 한지의 성질대로 번지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하여 수묵은 근원적인 질서를 구축해 나아간다. 인위적인 기교나 조형적인 내용들은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의 하나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회귀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질서이다. 그것은 마치 화면에서 물이 그러하듯이 바로 자연이다.

작가는 수묵을 자연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즉 수묵의 심미는 바로 천인합일을 바탕으로 한 자연적인 심미관이며, 이를 표출하기 위하여 물의 작용을 극대화한 것이다. 태초의 그것이 그러하였듯이 절제와 금욕을 바탕으로 한 자연에의 귀의가 바로 작가가 인식하고 있는 수묵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수묵은 단순한 형식이 아닌 내용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며, 일정한 의미를 가지는 유기적인 실재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자연관을 바탕으로 한 수묵관은 우리의 정서에도 잘 부합되는 것이다. 작위적이지 않고, 새삼스럽게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는 우리의 심미 정서는 바로 이러한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엄격한 내적 질서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의 목기들과 이조 백자가 보여주고 있는 정적인 질서는 바로 우리의 미감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들 중의 하나이다. 이들은 모두 극도로 단순한 가운데 정신적인 풍요를 전해주는 것들로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미감을 전해 주는 것들이다.

남천이 추구하고 희구하고 있는 수묵관은 다름 아닌 절제와 금욕을 바탕으로 한 단순함속의 정신적 풍요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천인합일이라는 자연과 인간간의 관계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김상철(공평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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